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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화는 인간의 몸을 빌린 자연"…조현화랑 김종학 개인전

등록 2020-07-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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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학, Women1978,Acrylic on Paper30.3 x 45.5 cm. 사진=조현화랑 제공.2020.7.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인물을 많이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77년 뉴욕에 갔을 무렵이다.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지하철에서 마주보고 서있던 사람들 중 내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집에 와서 그리고 했다. 나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 아니다.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같은 인종이더라도 피부색,머리 모양,옷차림이 다 달랐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 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되었다."

'설악산' '꽃' 작가 김종학 화백이 70~80년대 자유롭게 그려낸 초상화를 공개한다.

부산 해운대 조현화랑(해운대/달맞이)은 22일부터 연 김종학 개인전은 자연풍경이 아닌 초상화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1977년부터 1989년까지의 초기 인물 드로잉 28점과 신작 41점을 전시했다.

김화백은 풍경화뿐만 아니라 많은 인물화를 제작했다. 뭔가 구체적인 대상이나 구상화를 그리고 싶을 때 사람을그렸다고 한다.

자연을 한참 바라보고 머리에 집어넣었다가 화폭만 바라보고 쏟아낸다는 김종학 화백의 말처럼 인물화의 대상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화가의 마음속에 새겨진 얼굴이다. 아무도 아니지만, 그 누구의 얼굴이다. 모든 형상은 그의 마음속에서잉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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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학 초상화전을 여는 부산 해운대 조현화랑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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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화랑, 김종학 초상화전

풍경화가 자연의 몸을 빌린 인간이라면 인물화는 인간의 몸을 빌린 자연이다. 김 화백이 그려낸 식물과 인물은 그림자도 없이 생략되거나 간소화된 배경 앞에서 강한 정면성을 드러낸다.

40여년전 화백의 에너지 덕분일까? 야생의 싱그러움이 강렬했던 꽃 풍경화가 익숙한 탓일까? 날선 시선이 살아있는 그림인데 낯설다. 전시는 8월3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