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그림의 분신?...국립현대미술관, 13년만에 '판화, 판화, 판화'

등록 2020-05-13 11:58:56  |  수정 2020-05-13 13:58:46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서 14일 개막...100점 전시

오윤, 황규백 등 현대판화 대표 작가 60명 참여

판화 아티스트 북 12점 미술관 최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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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판화, 판화, 판화'전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판화는 그림의 분신이지만, 그림처럼 대접을 받지 못한다. 하나밖에 없는 그림을 대량으로 찍어내 나누기 때문. 비싼 그림을 소유할수 없는 미술애호가들에게는 '컬렉션 입문서'같은 존재다.

 2000년대에 이르러 존재감이 시들어졌다. 미디어아트, 융복합 예술 등 새로운 동시대 미술의 홍수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몸값 높은 그림의 대역'같은 판화지만, 판화도 한때 실험미술의 선두주자였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판법의 발전과 함께 작가들에게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매체로 주목 받았다.

 '판화'만을 고집하는 작가가 있을 정도로 독자적인 특징을 지닌 장르다.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재발견이 필요한 장르 중 하나로 꼽힌다.
 
'판화 다시 보기'.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나섰다. '소외 장르에 대한 관심'. 근현대미술평론가인 윤범모 관장의 취임 공약으로 지난 3월 덕수궁 서예전에 이어 대규모 판화전이 13년만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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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판화, 판화, 판화'전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0.5.13. [email protected]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판화'를 세번이나 부르는 '판화, 판화, 판화(Prints, Printmaking, Graphic Art)'를 타이틀로 국내 현대판화를 집중 조명한다. 

14일부터 8월 16일까지 국내 판화를 대표하는 작가 60여 명의 100여 점을 전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강수정 전시1 과장은 "‘판화’라는 단어가 거듭 반복되는 이번 전시명은 복수성을 특징으로 하는 판화의 특징을 담아내고자 붙여진 것"이라고 했다. "누구나 한 번쯤 접해본 판화, 여전히 자기만의 고유한 매력을 지닌 판화, 작가들의 주제의식과 기술 속에서 계속 이어질 판화에 대해 강조하고 살펴보려는 의도가 담겼다."

전시는 ‘책방’, ‘거리’, ‘작업실’, ‘플랫폼’ 4가지 구성으로 열린다.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접해왔던 장소의 명칭과 특징을 빌려와 '판화'가 존재하고 앞으로 나아갈 자리들을 장소의 개념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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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선웅, '제주 4.3 진혼가', 2018, 목판화, 62x182cm, 작가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2020.5.13.  [email protected]

판에 새기고 종이에 찍어내는 매체의 특징으로 판화는 인쇄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판화를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비교적 가까운 예술로 만들어 준 계기다.

 ‘책방’ 코너에서는 ‘책’이라는 형식을 작가의 작품으로 재해석한 판화 아티스트 북과 개념미술, 디지털 아트까지 책과 판화의 개념을 확장시킨 작품들, 판화 일러스트북과 그 원화들을 다채롭게 소개함으로써 판화와 인쇄문화의 접점을 살펴볼수 있다. 국내 작가들의 판화 아티스트 북 12점이 미술관 최초로 전시된다.

‘거리’에서는 사회적인 이슈와 판화의 만남을 통해 예술이 일종의 미디어로 기능했던 작품들을 선보인다. 1980년대 민중 목판화를 비롯하여 현실의 사회적인 이슈를 작품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작업실’에서는 타 장르와 구분되는 판화의 고유한 특징인 다양한 판법들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장르 중 하나로서 확장된 판화의 면모를 만날 수 있다.

한편 온라인 사전예약제를 통한 거리두기 관람을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은 화~일 무료로 볼수 있다. 관람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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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판화, 판화, 판화'전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0.5.13. [email protected]

▲참여작가(총 61명) : 강동주, 강승희, 강애란, 강은영, 강행복, 강환섭, 곽남신, 구자현, 김구림,김란희, 김봉준, 김봉태, 김상구, 김상유, 김승연, 김억, 김영훈, 김인영, 김준권, 김형대, 김혜미, 김홍식, 나윤, 남궁산, 남천우, 류연복, 문승근, 민경아, 박경훈, 배남경, 변상환, 서승원, 손기환, 송번수, 아티스트 프루프, 안정민, 오민예, 오윤, 오이량, 유강열, 윤동천, 윤명로, 윤세희, 윤여걸, 이상국, 이영애, 이윤엽, 이은진, 이인철, 이항성, 임영길, 정명국, 정원철, 정헌조, 정희경, 정희우, 하동철, 홍선웅, 홍성담, 황규백, 황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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