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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제주민에게 선물같은 존재, 특별전 ‘태풍고백’

등록 2020-05-12 14:55:23

제주박물관·제주기상청 공동주최

태풍에 얽힌 제주문화 엿볼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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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태풍을 맞이하고 보내는 곳 제주에서 태풍을 인문·자연과학적으로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지방기상청이 5월12일~7월5일 국가태풍센터의 후원으로 ‘태풍고백(颱風告白)’ 특별전을 공동 개최한다.

김유식 국립제주박물관장과 권오웅 제주지방기상청장의 우연한 대화에서 비롯된 전시회다.권 청장은 “김 관장과 사석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바람 많은 제주에서 태풍이 제주민의 삶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게 의미가 있겠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돼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1년 내내 바람이 끊이지 않고, 바람의 종류도 다양하다. 바람을 일컫는 단어가 40여개에 달할 정도다. 이 때문에 태풍은 제주문화 형성의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653년 제주가 서양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가 된 ‘하멜 표류기’에 얽힌 태풍 이야기와 제주사람들이 바람의 여신 ‘영등할망’에게 제사를 지내는 신앙(영등굿) 자료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거센 태풍을 견뎌내기 위해 바람구멍이 난 검은 돌로 지붕을 만들어 온 제주인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오연숙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사는 "'태풍' 하면 파괴적인 면만 떠오르지만, 의외로 우리에게 선물 같은 존재"라며 "지역 문화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지구온난화를 막거나 해양생태계의 순환을 돕는 등 유익한 면모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제1부 적도에서 불어오는 바람, 태풍 ▲제2부 바람이 분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제3부 바람으로 태어난 제주, 섬의 미학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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