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훈 "이런 날 올 줄 몰랐지"…정병국 "베니스서 한국미술 제대로 알릴 기회" "사겠다는 데도 있었는데 팔기도 싫고, 어디 가서 깨진다고 쌓아 놓고 있었는데 30년 만에 다시 보자고 하니 너무 반가웠지요." 한국 실험미술 1세대이자 서양화가인 곽훈(82)화백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감회에 젖었다. 18일 오후 몰타수도원에서 만난 그는 초록 정원에 30년 전 자신을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린 '겁/소리 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을 초록의 잔디밭에 설치해 놓고 설렘을 보였다. 한국예술위원회가 기획한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 초대됐다. 곽훈의 '겁/소리'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첫 개관 때 선보여 당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수십 개의 옹기를 마치 하나의 큰 퉁소처럼 연결하고 앞에서 대금 연주가 김영동이 대금을 불었다. 옹기 옆에는 비구니 15명이 머리에 대나무를 맞대고 줄지어 앉아 장관을 연출했다. 소리가 공명하는 설치 작품이자 종교인이 협업한 장엄한 퍼포먼스였다. 곽 화백은 "길이가 60m였어. 반사이즈로 구워서 놔도 건물 하나에 가득 찰 정도지. 지금 봐도 미쳤다"면서 30년 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참가하기까지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때는 내가 다 설치했지. 작품 이름까지 내가 직접 써서 붙였으니까. 지금은 완전히 딴 세상 된 거야. 옹기만 해도 컨테이너 3개가 필요했어요. 비구니들은 사찰에 연결해서 지원자를 모집해 뽑았지요." 설치 작품을 빛낸 비구니들과 출발 전 갈등도 있었다. 스님들이 원하는 조건은 딱 하나. 베니스를 거쳐 프랑스 파리도 들러야 한다는 것. "그렇게 수락하고 진행하는데 어느 날 스님들이 안 간다고 따지러 왔어요. 비엔날레 화물로 취급돼서 간다는 말이 있다고, 작가들이 그렇게 말을 했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지원금이 없었다. 곽 화백은 "그때는 한국이 지금의 한국이 아니다"라면서 "지금으로 치면 한 2억 원을 썼다"고 했다. "선화랑에 빚을 얻어 썼죠. 베니스비엔날레 가기전 미국 뉴욕에서 프리뷰를 했어요. 그때는 비구니 대신에 뉴욕 젊은 아티스트들이 퍼포먼스를 했지요." 그렇게 뉴욕에서 한번 하고 서울에 와서 전시하고 작품을 배에 실어 베니스로 보냈다. 한국관 첫 작가로 전시장이 아닌 야외에서 길게 펼친 곽훈의 작품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때 관람하던 사람 중에는 이태리 대통령도 있었어요. 인자 한 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대통령이라는 걸 알았어요. 1시간을 보던 그 분이 한번 더 하자고 했는데, 비구니들이 안 한다고 해서 말았지요." 곽훈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이후 유명세를 탔다. "그 이후 전 세계에서 50번이나 전람회를 했어요. 외국에서 30번 한국에서 20번. 상하이미술관, 도쿄미술관, 오렌지카운티 미술관 등…그런데 유명해지니까 작가들이 '곽훈이 똥장군'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스톱했지요." 이후 옹기 작품들은 모두 작업실에 있었다. "가마에 보관하고 있었지 안 썩으니까. 그런데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지" "외국미술관에서 산다고 하고 취소하고 그림으로 바꾼 게 깨져서 그런 거거든. 그래서 수위들이 안 할려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설치했다가 깨지면 사표를 내야 하니까. 여기도 8개를 설치하는데 10개 보냈어. 그런데 설치하다가 1개를 깼어요. 괜찮아 이젠 보험을 들었으니까. 옛날에 이 작업하면서 돈 엄청나게 까먹었지. 하하하." 몰타수도원에 약식으로 재설치 된 곽훈의 '겹/소리'는 이날 저녁 개막식에서 다시 한번 주목 받았다. 당시 대금을 연주했던 김영동 씨 대신 국내 최초의 국립국악원 여성 대금 연주가인 서승미 경인대 부총장이 작가의 작품을 재해석한 대금연주를 선사했다. 82세의 화백을 50대 시절로 돌아가게 한 이번 전시는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로 마련됐다. 2024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열린 전시는 지난 30년 간 역대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작가 36명(팀)의 작업을 엄선했다. 1995년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 과 최근의 신작을 포함한 총 82점을 선보인다. 예술위 산하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2024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및 한국관 전시와 동시에 개막, 19일부터 9월 8일까지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 '모든 섬은 산이다 Every Island is a Mountain'는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한다. 중세 수도원의 건축 공간에서 전하는 한국미술의 울림을 전한다. 임근혜 관장은 "섬과 섬이 마치 산맥처럼 해저 지형과 해양 생태계로 연결되듯이 고립된 개인의 삶과 예술이 결국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주제는 한국관 건립의 산파 역할을 한 '미디어아티스트 전설' 故 백남준의 예술 철학에 생태적 상상력을 더하여 고립된 개인과 분열된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기록원 소장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관의 지난 30년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아카이브 전시’로 시작한다. 이어서 작은 방이 밀집한 수도원의 실내와 고즈넉한 중정과 탁 트인 야외 정원에 작품을 선보인다. 수도원의 중정에는 서울 근교에 위치한 열두개의 사찰에서 녹음한 범종의 소리를 담은 배영환의 '걱정-서울 오후 5:30'(2012)이 수도원 성당의 종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문화적 경계를 가로지른다. 베니스의 사설 정원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3000㎡의 야외 공간에는 화합의 메시지와 생태적 상상을 담은 대형 설치 작품이 전시된다. 뒤엉킨 사물의 응축된 에너지를 포착한 정서영의 대형 사진작품 '증거'(2014), 북한 실향민의 고향에 대한 기억을 드로잉에 담은 강익중의 신작 '아리랑'(2024), 해안가에서 수집한 폐스티로폼으로 탑을 쌓아 생태적 공존을 기원하는 최정화의 (2023-24), 대지와 인간의 호흡을 연결하는 곽훈의 작품은 전 지구적 분쟁과 생태적 위기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다. 전시를 주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최근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베니스에서 열린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은 한국미술에 대해 제대로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혜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차세대를 위한 예술 실천과 미술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글로벌 교류와 연대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시 개막 하루 전인 18일 오후 6시부터 몰타기사단 수도원의 중정에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하는 한국미술의 밤(Hyundai Night in celebration of Korean Art)’행사가 열렸다. 역대 예술감독과 참여작가를 비롯한 국내외 미술 관계자 300여 명이 참여한 개막 행사는 2015년부터 한국관 미술전을 후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됐다. 1995년 한국관의 개막 전시에 참여한 곽훈이 선보였던 대금 퍼포먼스, 한국관 건립에 기여한 故백남준을 오마주한 퍼포먼스인 뮤지션 휘, 안무가 이양희, DJ 망이실로의 공연이 백남준의 아카이브 영상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1984년 첫 위성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소통의 메시지를 보낸 백남준의 정신을 담은 녹화영상과 라이브공연은 한국과 이탈리아, 디지털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술위는 전시 개막에 맞춰 동시대 미술에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갖는 의미와 국제교류 성과를 조명하는 아카이브북 '마지막 국가관 The Last Pavilion'을 출간했다. 한국관 역대 전시 자료, 1986년부터 현재까지 주요 활동을 담은 연보와 더불어 김석철, 프랑코 만쿠조(한국관 공동 건축가), 김홍희(2003년 커미셔너), 이영철(2022년 예술감독), 호경윤(책임연구원) 등의 글을 수록한 아카이브북은 전자책 (PDF) 형식으로 국문과 영문 별도 출간된다. 전시 작품 및 기자재 운송은 수십년간 쌓아온 특수화물 운송 노하우를 토대로 세계적인 예술작품들을 성공적으로 실어 나른 대한항공이 협찬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시 참여작가(36명·팀) 강익중 곽훈 김범 김소라 김수자,김윤철,김인겸 김홍석 남화연 노상균 마이클 주 문경원 & 전준호 문성식 박기원 박세진박이소 배영환 서도호 성낙영 성낙희 오형근 윤형근 이완 이용백 이주요 이형구 이형우 전수천 정서영 정연두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최정화 코디 최 함진 황인기 2024/04/19
'조선시대 세금은 어떻게 걷었을까' 국립조세박물관 특별전 국세청 18일 국립조세박물관에서 특별전 '세상만사, 역사 속 세금이야기'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립조세박물관은 우리와 밀접한 세금을 소재로 새로운 주제를 발굴해 해마다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2008년 '수결'을 시작으로 올해 17번째 개최다. 이번 특별전은 옛 문서 속 다양한 세금 기록을 전시해 조선시대 당시 백성들의 삶과 선조들의 따뜻한 조세행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8월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 제목의 글씨는 인기 드라마 '미생', '대왕세종' 등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멋글씨 예술가(캘리그라피스트) 강병인 작가가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특별전 전시 공간은 7개 주제로 구분해 ▲세금의 기록을 만나다 ▲자문, 백성들의 세금이야기 ▲실록, 조선왕들의 세금이야기 ▲청원, 백성들의 민원이야기 ▲분재, 백성들의 상속이야기 ▲재미있는 세금이야기 ▲체험 코너로 구성된다. 박물관 로비에는 백성을 사랑한 왕인 세종의 사상과 업적을 실록 기록과 함께 디지털 실감 영상으로 연출했다. 전시 공간에는 과거 신임관리가 세금을 받고 내어주던 영수증, 주요 왕들의 업적과 문헌을 바탕으로 보는 조세정책, 조선시대 조세제도의 우수성 등이 소개된다. 자세한 내용과 관람 예약은 국립조세박물관 누리집(www.nts.go.kr/museum/main.do)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4/04/18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모두를 위한 박물관' 비전 선포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와 함께하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모든 어린이에게 차별 없는 문화예술 혜택을 제공하는 박물관으로 탈바꿈한다. 송문희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관장은 18일 도어린이박물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립 박물관이자 국내 최대 독립 어린이박물관으로서의 비전과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비전에는 ▲교육 및 연구기능 활성화 ▲다양한 전시와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 ▲미래를 준비하는 박물관 도약 ▲모두에게 열린 플랫폼 구현 등 4대 핵심 전략과 20대 실천과제가 담겼다. 먼저 도어린이박물관은 세계박물관협회(ICOM)에서 정한 올해의 주제인 '교육 및 연구기능 활성화'에 발맞춰 차별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영역을 확대한다. 지난 2년 동안 관찰한 관람객 분석데이터를 취약계층 연구에 활용하고, 이는 하반기 학술대회에 전문적인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 개발, 상설교육 프로그램 개발, 취약계층 프로그램 연구 개발, 미래세대 연구를 위한 학술대회 개최 등을 추진한다. 올해 핵심사업 중 하나는 상설전시 개편이다. 현재 3층에 조성된 '동화 속 보물찾기'와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2011년 박물관 개관 당시 조성한 코너다. 올 하반기 새로운 주제의 체험전시로 전환, 10여 년 만에 새 전시로 어린이들을 맞을 예정이다. 또 붉은 벽돌 바닥이 깔린 박물관 야외광장을 인조 잔디로 교체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조성하고, 단체 관람객과 가족을 위한 피크닉룸도 마련한다. 2026년 개관 15주년을 앞두고 '미래' 준비에도 착수한다. 15살이 되는 박물관은 새로운 박물관의 정의를 수립해야 하는 미션에 직면해 있으며, 지속가능한 고유성과 도덕적 지침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구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 놓여 있다.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의 내면적·신체적 성장을 도모하고, 삶의 윤활유가 될 수 있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어린이박물관의 존립 이유를 되새겨봐야 할 때다. 어린이의 경험이 풍요로운 학습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박물관 사업 방향을 재정립하고,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자 플랫폼을 구현할 방침이다. 송문희 관장은 "저출생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을 잘 자라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이들이 공부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인성적으로 성숙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고, 그런 역할을 문화예술이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박물관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누구나 부담 없이 양질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박물관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한부모 가정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도 모두가 어울리면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4/18
부안군문화재단, 신석정 창작음악 무장애 기획전시 전북 부안군문화재단이 오는 7월31일까지 석정문학관 기획전시 '석정의 노래- 듣는 시, 보는 시, 만지는 시'를 개최한다. 신석정 시인의 문학세계를 전국에 확산하기 위한 '제1회 전국 신석정 창작음악 공모전'의 수상곡을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하는 무장애 전시로 기획되었다. 수상곡은 다올-임께서 부르시면, 이화동-임께서 부르시면, 더포엠-어느 지류에 서서, 한나리-고운 심장, 박서연-슬픈 서백리아, 카컴버-빙하 등으로 제작 감독들의 인터뷰와 노래를 영상과 시가 점자와 문자로 전시됐다. 재단 관계자는 "음악예술가들이 신석정시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신선한 감각으로 만든 음악을 많은 사람이 향유해 석정문학관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024/04/18
'물은 다정하게 흐른다' 대청호 환경미술제 개막 2024 대청호 환경미술제가 18일부터 6월30일까지 충북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에서 열린다. '물은 다정하게 흐른다'를 주제로 생명의 젖줄이자 대자연인 대청호와 물의 속성을 재조명한다. 작가 최성임·이선희·송주형·구지은·계정권·한희준·천근성이 입체 설치, 영상, 사운드 등의 작품을 통해 수호해야 할 가치와 태도, 실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대청호에 관심을 촉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물 오염·부족 등 환경 문제를 되짚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문의문화재단지 입장객에 한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4/04/18
'비바 팔레스타인' 시위대 함성…이스라엘관 문 닫혀[2024베니스비엔날레] 세계 최고 '미술 올림픽'인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져 소동이 일었다. 17일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언론에 미리 개막한 2024베니스비엔날레는 감탄 소리가 아닌 함성 소리로 전 세계에서 온 미술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부터 이스라엘의 전시 참가 금지를 요구하며 온라인 청원을 해온 대량학살 반대 예술 연맹이 주도하는 시위대로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잔학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전시 참가를 반대해왔다. 시위대들은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비바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 만세)를 외치는가 하면 이스라엘관 인근에 '대량학살 국가관에 반대한다'(No To The Genocide Pavilion)는 붉은색 팸플릿을 뿌렸다. 이날 26개의 국가관 중 24개관이 화려하게 문을 열었지만 이스라엘관은 굳게 닫혀 있었다. 미술관 유리문에 부착된 안내문에는 “이스라엘관의 작가와 큐레이터는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가 이뤄지면 전시관을 열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스라엘관은 인질 가족들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이스라엘 공동체와의 연대를 보여주는 비디오 설치작품 ‘(M)otherland’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작가와 큐레이터들은 이번 전시 중단 결정을 이스라엘 정부에 미리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남미 출신 첫 브라질 큐레이터 아드리아노 페드로사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매우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밝혔다. 26개의 국가관을 운영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전쟁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않다. 2년 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관이 폐쇄되기도 했다. 올해 러시아는 국가관을 볼리비아에 대여해줬다. 한편 2024베니스비엔날레는 '이방인은 어디에나(Stranieri Ovunque – Foreigners Everywhere)'를 주제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의 프리뷰를 거쳐서 20일부터 공식 개막한다. 총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가 직접 큐레이팅하는 본 전시에 한국 작가 김윤신(아르헨티나)과 이강승(미국 LA) 및 작고 화가 이쾌대, 장우성까지 4명을 포함하여 총 330명이 초대외어 수천점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국가관 중 맨 마지막에 위치한 한국관은 한국인의 향을 전파하는 구정아의 단독 개인전 '오도라마시티'를 선보인다.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약 7개월간 이어진다. 2024/04/18
벌레로 훼손된 조선시대 화첩, 국내 기술로 복원…7월 공개 벌레로 심하게 손상된 조선시대 화첩 '관서명승도첩'이 국내 보존과학기술로 완벽하게 복원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 관서명승도첩을 1년 6개월간의 보존처리를 거쳐 복원했다고 18일 밝혔다. 관서명승도첩은 작자 미상의 19세기 실경산수화로 평안도의 명승을 중심으로 주변 경관을 담은 총 16면의 화첩이다. 지난 2003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로 지정됐다. 비단에 청록 채색으로 그려진 그림은 평안도 영변, 평양, 강동, 성천, 삼등, 은산, 안주, 강계, 의주를 대표하는 명소를 담고 있다. 총 9개 고을, 14개 명승이 한 폭 또는 여러 폭에 나눠 그려졌다. 박물관에서 화첩을 처음 입수했을 당시 앞·뒤를 관통하는 1㎜~2㎜의 작은 구멍이 수백 개가 뚫려 있는 등 벌레로 인한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 그림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벌레 수십 마리의 죽은 시체와 애벌레, 분비물 등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벌레는 문화재 가해 해충인 딱정벌레목 빗살수염벌레과로, 국내에 서식이 보고된 적 없는 일본의 대표적인 '서적해충(서적을 갉아 먹으면서 구멍을 뚫는 해충)'으로 밝혀졌다. 유물이 입수되기 전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국내에 다시 반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물관 측 추정이다. 유물에 남은 벌레의 존재로 과거 이동 경로를 추정한 셈이다. 이번 보존 처리는 국내 과학기술로 '전자선 열화비단'을 제작해 사용한 최초 사례다. 훼손이 심한 화첩 비단을 보강하기 위해 전자선을 쬐어 비단의 강도를 인공적으로 약화시킨 전자선 열화비단을 사용했다. 비단의 열화 정도가 다르면 유물의 비단과 복원용 비단이 수축·팽창으로 뒤틀리거나, 기존 비단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제작한 것을 사용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제작한 비단을 활용했다. 향후 전자선 조사 선량별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시대별 회화 유물을 복원하는 데에 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번 보존처리 과정에서는 숨겨진 그림도 찾아냈다. 그림의 가장자리에 둘러진 약 2㎝ 폭의 흰색 종이를 분리한 결과 총 16면 중 6~16면 하단에 그림이 숨겨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평안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관서명승도첩은 오는 7월 박물관 상설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museum.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벌레로 손상된 귀중한 유물을 국내 기술로 연구·복원해 보존과학 분야의 새장을 열 수 있게 됐다"며 "보존처리에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소장품의 다양한 훼손을 막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2024/04/18
전기톱 작가 김윤신 "이런 순간 상상도 못해…나를 완전히 미술로 내놓겠다"[2024베니스비엔날레] "이런 순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90세 전기톱 조각가로 유명한 김윤신 작가가 베니스비엔날레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7일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본전시관에서 만난 김 작가는 "그동안 작업만 하면서 비엔날레 전시는 생각도 못했는데…이렇게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고…이제부터가 아니겠어요?"라며 자신감에 찬 '백발의 카리스마'를 보였다. 2024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가해 전기톱으로 썰고 깎아 만든 나무 조각과 대리석(돌)조각을 선보인 김윤신은 휘황찬란한 현대미술작품속에서 정중동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 입구에서 바로 이어지는 김윤신의 작품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수많은 회화를 병풍 삼아 전시장 한 가운데에 목조각들이 설치됐다. 김윤신 작가는 "다른 작품들은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데, 나는 거꾸로 돌아간 거 같다"며 "내 작품 속 내용은 원초적이다. 내가 그것을 찾아가지 않았나 싶다. 이젠 나를 완전히 미술을 통해서 내놓겠다"고 했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잊지 않고 계속해서 찾아준 예술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1974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이후로 오로지 작업에만 매진해왔는데, 무려 50년이 지나 이런 크고 중요한 전시에 초대되리라곤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다. 2024년이 내게 큰 행운이 깃든 해인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세상에 응답하고자 한다." 구순의 나이에도 아르헨티나와 한국을 오가며 영원한 이방인을 자처하는 김윤신의 세계관은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다. 이번 본 전시에서도 이 연작에 속하는 4점의 나무 조각과 4점의 돌 조각을 선보였다.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탄생한 출품작 중 나무 조각 4점은 소나무 혹은 호두나무와 같은 원목을 사용한 반면 나머지 돌 조각 4점은 오닉스(onyx)와 재스퍼(jasper)와 같은 준보석이 재료다. 원목과 준보석을 조각하는 과정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재료의 속살과 표면의 시각적인 대조와 조화가 이번 출품작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강인한 동시에 예리한 작가적 접근이 돋보이는 본 조각 작업들은 낯선 땅과 마주한 '이방인'이 새로운 소재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개발해온 과정을 선명히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제와도 완벽하게 만난다. 김윤신 작가는 올해 초 국제갤러리와 리만머핀 갤러리와 공동 소속 계약을 체결하며 60여 년 예술 인생 처음으로 주요한 상업 갤러리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생애 첫 전속을 맺은 김 작가는 국제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오는 28일까지 선보인다. 1970년대부터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철학에 기반한 목조각 연작과 함께 꾸준히 지속해온 '회화 작업'등 총 51점을 국제갤러리 서울점 K1과 K2 공간에 전시했다. 한편 김윤신 전속인 국제갤러리는 이번 본전시에 전속인 수퍼플렉스도 선정되어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수퍼플렉스는 1993년 결성된 이래 민주주의, 기후, 도시, 난민 등의 범세계적 주제를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다뤄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Foreigners, Please Don’t Leave Us Alone With The Danes!'(2002)를 재해석한 작업을 소개한다. 지난 2002년 수퍼플렉스는 난민을 상대로 배타적 태도를 취하던 코펜하겐 정부를 비판하고 난민 이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방인들이여, 제발 우리를 덴마크인과 홀로 남겨두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코펜하겐 도심 곳곳에 부착했다. 정치 포스터가 보통 주변환경에 묻혀 본연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에 착안, 공공장소 표지판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주황색 배경과 그와 대비를 이루는 검은색 텍스트로 디자인한 이 작업은 외국인, 이민자, 난민, 디아스포라 등의 주제에 대해 경종을 울려왔다. 실제 포스터 형태의 작업은 2002년 이후로 덴마크 내에서만 10만 장 이상 배부되었으며, 2018 광주비엔날레를 포함 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발히 전시된 바 있다. 한편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이방인은 어디에나(Stranieri Ovunque – Foreigners Everywhere)'를 전시 주제로 총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가 직접 큐레이팅하는 본전시에 한국 작가 김윤신, 이강승(미국 LA) , 작고 화가 이쾌대, 장우성까지 4명을 포함하여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총 330명의 작품 수천 점을 전시했다. '미술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의 프리뷰를 거쳐 오는 20일 공식 개막, 일반 관람객들의 전시 관람이 시작된다. 오는 11월 24일까지 약 7개월간 이어진다. 2024/04/18
향 내뿜는 '검은 우스' 인기…한국관 "쉬었다 가세요"[2024 베니스비엔날레] 2024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올해는 향으로 유혹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향기와 함께 환한 공간과 마주하게 한다. 텅 빈 것 같은 전시장 속 의식적으로 좁은 문으로 빨리듯 들어가면 그 순간 발길이 멈춰진다. 검은 아기 같기도한 형상이 하늘에서 살포시 내려오는 듯해 눈길을 잡아 끈다. 둥근 아치형의 작은 창문들이 반사하는 빛에 둘러싸인 형상은 2분마다 한번씩 코에서 연기(향)까지 내뿜어 그로데스크한 신비로움까지 조성한다. 이름은 ‘우스(Ousss)’. 한국관 단독 개인전을 연 구정아 세계관의 집합체로, 미지의 세계이자 불가사의한 우주인 동시에 물질이자 에너지다. 인간을 넘어선 몸짓으로 기묘한 감각을 전하는 '우스'는 1998년부터 작가의 작업에 등장했다. 하지만 향 뿜는 우스의 '2분 개인기'는 싱겁기 짝이 없다. 무엇인가 더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5분도 안돼 깨진다. "이게 다인가?"라며 돌아서는 관람객들은 모른다. 옷 자락에 향기가 따라 붙었다는 것을. 이 전시의 반전이다. 17일 오전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개막한 2024 베니스비엔날레는 26개 국가관이 경쟁하며 펼치는 세계 최대 미술 올림픽이다. 본전시 주제와 걸맞게 현란하고 거창하고 복잡한 양상을 띄는 다른 국가관과 달리올해 한국관은 한산한 분위기로 시공간까지 초월한 상태를 보인다. 전시 때마다 길게 줄지어 오픈런을 보이는 영국관, 프랑스관 사이, 구석진 곳에 자리한 한국관은 "올해는 특히 볼게 없다"는 소문이 나고 있다. 오도라마시티(ODORAMA CITIES)를 주제로 한국인의 향을 모아 한국관을 향으로 물들인 구정아 작가는 이런 분위기에 꿀리지 않는 모습이다. 구정아는 1990년대 부터 향 설치작업을 해온 향 탐구자이기도 하다. 한국관 현장에서 만난 구정아는 "비엔날레 기간에 관람객들이 볼 전시가 너무 많으니 한국관에 와서는 조용하게 사색할 수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굳이 작품을 이해하기보다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고 했다. 정치적 뉘앙스는 배제하고 은근하고 시적으로 접근한 '오도라마 시티'는 5가지 방식으로 전시장을 연출했다. 누구든 참여 가능한 오픈 콜로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에 대한 설문을 2023년 6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 모든 경계를 초월하는 향을 매개로 전 세계 참여자들의 사연 약 600편을 수집하여 분석한 신작을 선보인다. 한국의 시대상을 담은 산, 햇살, 먼지, 겨울, 낙엽 등 17가지 향기와 함께 마스터 퍼뮤머 도미닉로피옹이 1개의 커머셜 향수도 개발해 논픽션에서 판매한다. 작가는 지난 7개월간 수십번 한국관을 방문하며 작은 코너 작은 지점까지 찾아보고 어떻게 향이 공간에 스며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향을 퍼뜨리는 디퓨저로 기능하는 조각, 전시장 바닥에 새긴 무한대 기호, 뫼비우스의 띠 형태로 구현된 두 개의 나무 설치 작품으로 물질과 비물질의 영역을 뛰어넘어 명확한 경계가 없는 어느 곳으로 ‘감각적 경험의 또 다른 확장’을 제시한다. 전시 제목의 ‘오도라마’는 향을 의미하는 ‘오도(odor)’에 드라마(drama)의 ‘라마(-rama)’를 결합한 단어로, ‘향’은 1996년 이래 구정아의 광범위한 작업 범위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다. 후각과 시각의 공감각적 매체로 향을 주제로 내세운 이번 한국관은 그동안 좁고 어두웠던 이미지도 탈피했다. 피라미드 같은 유리 천장의 빛이 쏟아지면서 벽면에 칠해진 민트 색감으로 청량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이설희, 야콥 파브리시우스 예술감독은 해외 평론가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한국관은 전시가 다루기 쉽지 않은 건물인데 공간에 맞춰 연출을 잘한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향을 다룬 지점이 흥미롭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두 예술감독은 특히, 1995년 한국관 개관 이래 첫 공동 예술감독으로 선정되어 주목 받아 왔다. 세계적 권위의 미술 잡지 프리즈(Freize), 아트리뷰(ArtReview), 아트아시아퍼시픽(ArtAsiaPacific), 아트 바젤 스토리(Art Basel Stories) 및 아트시(Artsy) 등은 이미 한국관 전시를 기사화했으며, 오큘라(Ocula), 아트넷(artnet), 아트리뷴(Artibune), 월 페이퍼(Wall Paper), 모노클(Monocle), 스테이인아트(stayinart), 미술 수첩(Bijutsu Techo),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an Morning Post) 등에서 구정아, 이설희, 야콥 파브리시우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한국관 전시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야콥 파브리시우스 예술감독은 "구정아 – 오도라마 시티'는 경계 없이 모든 곳에 산포, 이산하는 ‘향’의 속성은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만나는 이방인의 존재를 반추하게끔 할 것"이라며 "베니스비엔날레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 총감독이 기획한 국경과 경계를 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미술전 전체 주제인 'Stranieri Ovunque - Foreigners Everywhere'의 맥락과 닿아 있다"고 자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에 개최한 한국관 개막식에는 국내외 미술계 인사 약 200여명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이성호 대사, 외교부 관계자 및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등 국내 문화예술계 인사를 비롯, 세계적인 미술계 저명인사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서펜타인 갤러리 디렉터), 마야 호프만(루마 파운데이션 대표), 치아라 파리지(센트럴 퐁피두 디렉터), 클라우스 비센바흐(베를린 신국립미술관 디렉터), 크리스틴 불 안데르센(뉴 칼스버그 파운데이션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한국관 개막식은 2025년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앞두고 개최되는 해의 행사로 역대 미술전에서 한국관 커미셔너·예술감독을 역임한 송미숙, 박경미, 김홍희, 안소연, 주은지, 김승덕과 더불어 건축전 예술감독 조민석 뿐만 아니라 곽훈, 강익중, 김수자, 문경원, 전준호, 제인 진 카이젠 등 약 30여년 동안 한국관 개최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도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다. 한국관 전시를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600여편의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으로 시작된 이번 한국관 전시는 한국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향과 기억이 공간과 사유하는 깊은 인상을 오래도록 남기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한국관이 우리 미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중요한 플랫폼이 되어 왔음을 더 확신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우리 미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의 프리뷰를 거쳐서 오는 20일부터 공식 개막을 통해 일반 관람객들의 전시 관람이 시작된다. 이번 국제미술전은 11월 24일까지 약 7개월간 이어진다.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은 '이방인은 어디에나(Stranieri Ovunque – Foreigners Everywhere)'를 전시 주제다. 총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Adriano Pedrosa)가 직접 큐레이팅하는 본 전시에는 전시 주제와 부합하게 해외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한국 작가 김윤신(아르헨티나)과 이강승(미국 LA) 및 작고 화가 이쾌대, 장우성까지 4명을 포함하여 총 330명의 작가 작품 수천 점이 전시됐다. ◆2024년 한국관 전시 후원 2015년부터 미술전 한국관 전시를 후원해 온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사다. 논픽션, 루마 재단, 디네슨, 러쉬코리아, 일진문화재단, 블룸버그, 니콜레타 피오루치재단, 아그네스 비, 바자 아트, 아트허브코펜하겐, 알바라한 브루다이스, 필라 코리아스, 핑크써머 갤러리, 피케이엠 갤러리가 후원한다. 2024/04/18
서양화가 오지윤, 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서양화가 오지윤이 오는 18일부터 11월24일까지 열리는 '2024 베니스 비엔날레' 해외공식관 초대작가로 참여한다. 오지윤은 지난해 10월 로마에서 열린 아트엑스포에서 대표작 '해가지지 않는 바다' 시리즈를 전시, 현지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큐레이터 나탈리아 그리니우크가 당시 오지윤의 작품을 눈여겨보고 공식 초청했다. 오지윤은 겹겹이 쌓은 부조물과 색채의 중첩을 통해 불평등한 인간 삶의 번민을 수행하듯 작품을 만든다. 불규칙한 부조의 결은 새벽녘 어린 동자이 마당을 쓰는 싸리비 자국에서 영감을 받아 파도의 결로 조형했다. 순금, 다이아, 진주 가루 등을 재료로 작업한다. 2024/04/17